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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갯벌,질척이는 예술

동원자동차학원 2014. 1. 7. 23:13

촬영지를 정하지 않고 영화를 찍는 감독이 있다.

"세트를 지어도 10%밖에 안찍는다"는 게 스태프의 전언이다.

그럼 나머지 장면은? 정처없이 떠돌면서 진경을 찾는다.

그런 유랑끝에 탄생한 영화가 <아제아제바라아제><서편제><천녀학>등이다.

<취화선>역시 모든 스태프가 강원도부터 전라도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주인동의 궤적을 엮었다.

임권택 감독은 그렇게 오원 장승업의 일대기를 완성했다.

진경산수를 화폭에 옮기는 환쟁이의 삶을 그린 영화인만큼 취화선의 사장 큰 매력은 빼어난 영상미에 있다.

까맣게 하늘을 수놓는 되새 떼와 이슬맺힌 거미줄, 넘실거리는 황금 억새밭과 눈발 날리는 갯벌은 조선 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무공해 경치다.

특히 방랑을 떠난 장승업의 뒷모습을 롱샷으로 처리한장면과 헤어졌던 스승 김병문과 해후하는 장면 등에서 등장하는 광활한 갯벌은 인상적이다.